역할별로 보면
혼자 있을 때의 나
기꺼이 파고드는 밤
쓸모라고는 없는 것에 저녁 하나를 통째로 날리고도 괜찮은 저녁이었다고 생각해요. 관심사는 극단적으로 돌아가고요. 완전히 빠졌다가, 어느 날 뚝 끊겨요. 밖에서 들어온 규칙은 모욕처럼 느껴지고, 내가 만든 규칙은 재미있어요.
여기서 잘 통하는 것
- 진짜 궁금할 때는 빠르고 깊게 배워요
- 오랜 시간 혼자여도 아무렇지 않아요
여기서 걸리는 것
- 재미있는 일에 붙어 있는 동안 행정과 관리가 쌓여요
- 끝내지 않은 것들이 조용한 죄책감으로 남아요
하나만 해본다면
버려둔 것 하나를 골라서 대충이라도 끝내보세요. 완성도보다 끝냈다는 사실이 커요.
연인 앞에서의 나
특이한 언어로 하는 헌신
보이는 것보다 훨씬 충실한 사람이에요. 애정이 같이 궁금해하는 방식으로 나와요. 상대가 좋아할 것 같아서 찾아둔 것, 쓸모라고는 없는 두 시간짜리 대화 같은 거요. 대신 아무도 명시적으로 요구하지 않은 감정 관리에서 자꾸 걸려요.
여기서 잘 통하는 것
- 상대의 생각을 진지하게 다뤄줘요. 그렇게 해주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
- 질투나 소유욕이 적어서 상대가 진짜로 자유로워요
여기서 걸리는 것
- 상대에게는 아주 컸던 신호를 못 알아채요
- 상처받았다는 말을 그 감정이 타당한지에 대한 토론으로 바꿔놔요
하나만 해본다면
어떤 말은 검증할 주장이 아니에요. 헷갈리면 일단 안아주고, 분석은 하지 마세요.
일할 때의 나
어려운 부분에 강하고 마지막 부분에 없어요
진짜 어려운 문제를 주면 건물에서 제일 나은 사람이에요. 주간 보고를 시키면 증발하고요. 형식을 위한 형식에 알레르기가 있고, 그걸 만든 사람 앞에서도 그렇게 말해요.
여기서 잘 통하는 것
- 다들 불가능하다고 접은 문제를 풀어요
- 자신만만한 계획 안에 숨은 전제를 찾아내요
여기서 걸리는 것
- 마무리 작업으로 넘어가는 딱 그 지점에서 흥미가 꺼져요
- 고칠 필요 없던 디테일을 사람들 앞에서 고쳐요
하나만 해본다면
출시를 가장 어려운 문제로 대해보세요. 실제로 그것만 점수에 들어가요.
부모님 앞에서의 나
왜냐고 너무 많이 물었던 아이
집안의 규칙에 일찍부터 토를 달았고, 아마 유별나다는 말을 들었을 거예요. 지금도 집은 말해지지 않은 채 넘어가는 게 많은 곳이고, 그걸 고치려는 시도는 대체로 접었어요. 연락은 진심이지만 불규칙해요.
여기서 잘 통하는 것
- 역할을 연기하지 않고 가족에게 솔직해요
- 묵은 감정에 관심이 없어서 진짜로 흘려보내요
여기서 걸리는 것
- 할 말이 없어서 조용했던 건데 차갑다고 읽혀요
- 부모님의 걱정에 사실관계로 답해요
하나만 해본다면
용건 없이 전화해 보세요. 주제가 없다는 건 해결할 문제가 아니에요.
부모로서의 나
같이 파고들 사람을 키우는 중
아이의 질문에 제대로 답해줘요. 아이들은 그 차이를 바로 알아채고요. 집은 지적으로 후하고 구조는 느슨해요. 잘 시간이 밀리고 과학 얘기가 길어지죠. 일관성이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에요.
여기서 잘 통하는 것
- 아이를 얕잡아 보고 말하지 않아요
- 궁금해하는 걸 당연하고 보람 있는 일로 만들어줘요
여기서 걸리는 것
- 규칙적인 생활이 무너져요. 어린아이에게는 설명보다 규칙이 더 필요해요
- 육아가 시끄럽고 반복될수록 머릿속으로 숨어요
하나만 해본다면
지킬 규칙 세 개만 정해서 그건 정확히 지키세요. 나머지는 마음대로 해도 돼요.
친구들 사이의 나
이상한 생각이 떠오르면 전화하고 싶은 사람
친구들이 제일 괴상한 가설을 들고 오는 상대예요. 진지하게 받아주니까요. 대신 모임을 잡거나 생일을 기억하는 쪽은 절대 아니고요. 오래가는 관계는 서로 그걸 괜찮아하는 관계예요.
여기서 잘 통하는 것
- 무슨 주제든 어느 깊이까지든 얘기해요. 빈말 없이요
- 사회적 계산에 아예 관심이 없어요
여기서 걸리는 것
-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실행이 안 돼서 약속이 사라져요
- 힘들어하는 친구의 하루를 원인 분석으로 만들어요
하나만 해본다면
친구가 힘들어할 때는 십 분 동안 사실은이라는 말을 금지해 보세요.